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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앙선데이]문명의 바닥, 세상 끝까지 훑어보니 민족이 남더라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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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문명의 바닥, 세상 끝까지 훑어보니 민족이 남더라
 

[정재숙의 공간탐색] 10돌 맞은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정수일 소장
2018.02.25
창작의 산실은 내밀한 처소다. 한국 문화계 최전선에서 뛰는 이들이 어떤 공간에서 작업하는지 엿보는 일은 예술가의 비밀을 훔치듯 유쾌했다.
 

   연변생, 이집트 유학, 중국외교관 …
저우언라이 만류에도 조국 택해
남·북한 대학에서 후학 키워내
“거쳐 온 인생 자체가 소설 이상”

문명의 흐름 찾아 세계일주 457일
“인류는 어울려 살아가야할 이웃

문명교류학에 평화의 지혜 있다”


창조의 순간을 존중하고 그 생산 현장을 깊게 드러내려 사진기 대신 펜을 들었다. 화가인 안충기 기자는 짧은 시간 재빠른 스케치로 작가들의 아지트 풍경을 압축했다. 이 연재물의 스물한 번째 주인공은 문명교류학 연구자 정수일(84)이다. 사막, 풀밭, 바닷물에 묻혀 죽은 길이 되었던 실크로드를 살아 숨 쉬는 길로 회생시킨 실크로드학의 아버지다. ‘분단시대의 불우한 천재학자’로 꼽히는 그는 이제 그 아픔을 승화시킨 문명교류학으로 인류를 잇는 평화학(平和學)을 제안한다.
 
 

연구실 곳곳에 지도가 걸려 있다. 세계 문명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지도다. 정수일 소장이 직접 만든 것도 있다. 안충기 기자·화가

연구실 곳곳에 지도가 걸려 있다. 세계 문명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지도다. 정수일 소장이 직접 만든 것도 있다. 안충기 기자·화가


이 작은 방에서 전 세계를 손바닥 보듯 꿰찼다. 지구를 가로와 세로로 한 바퀴 돌았다. 서울 자하문로 파란나무집 2층, 스무 평이 조금 넘는 공간이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이 실크로드학에 기초해 동서 문명교류학을 세운 산실이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연구소는 이 젊고 낯선 학문의 중심이 우리임을  우렁찬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오는 9월에 열리는 ‘세계실크로드국제연맹’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명교류학을 주창한 연구소로서 우리나라가 기선을 잡을 수 있도록 힘을 모을 생각입니다.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경상북도를 비롯해서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연구소를 지원해 주는 벗과 이웃이 있기에 든든합니다.”
 
정 소장은 2013년 펴낸 『실크로드 사전(事典)』(창비), 3년 뒤 출판한 영문 판인 『THE SILK ROAD Encyclopedia』로 이미 세계학계에서 실크로드학을 처음 세운 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독일 학자 리히트호펜이 1877년 처음 쓴 ‘실크로드’는 그동안 교통사나 지역학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정 소장이 새롭게 내린 정의로 문명교류의 새 차원이 열린 것이다.
 
세상의 땅끝 우수아이아에 갔을 때 가져온 작은 종. 아르헨티나 티에라델푸에고 주도인 이 작은 도시는 남극에서 가깝다.

세상의 땅끝 우수아이아에 갔을 때 가져온 작은 종. 아르헨티나 티에라델푸에고 주도인 이 작은 도시는 남극에서 가깝다.


“2005년부터 9년 동안 44회, 457일에 걸친 문자 그대로 종횡무진 세계일주를 했습니다. 인류 문명의 주요 생성지 거지반을 갈무리하며 제가 마음속에 세운 신념이 ‘하나의 세계’와 ‘세계 속의 우리’입니다. 세계를 편견 없이 보고 모두 어울려 살아가는 이웃으로 대하며 상부상조 인류공동체로 보는 거죠. 더불어 우리를 세계 속에 드러내 놓고 세계와의 관련 속에서 공시적(共時的)으로 우리의 위상을 헤아려야 합니다.”
 
정 소장은 ‘우리’를 강조했다. 그의 학문관 첫째가 ‘아위중(我爲重)’이다. 우리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자폐와 배타가 아닌 개방과 수용의 자세로서 ‘우리 것만’이 아닌 ‘우리 것’이다. ‘왜 다시 민족주의인가’라는 물음에 그는 신명을 내며 답했다.
 
“서구적 시각에서 본 고루하고 썩어 빠진 민족주의가 아닙니다. 진정한 민족주의는 폐쇄가 아니라 자발적이며 발전적인 교류입니다. 민족이 없으면 문명도 없죠. 종횡 세계일주를 끝내고 세계 문명의 밑바닥까지 가 보니 결국 민족이 남더군요. 민족 구성원에 의해 문명이 전파되고 경제도 사는 겁니다. 오랜 전승으로 살아남은 공통성이 존재하기에 오로지 민족만이 쭉 살아남았어요.”
 
그는 “위국헌기위지고(爲國獻己爲至高), 나라를 위해 자기를 바치는 것이야말로 가장 숭고한 일”이라며 베이징대학 시절부터 자신의 넋과 얼에 무쇠기둥으로 버텨 선 인생관의 좌표라 했다. 12개국 언어를 할 줄 알던 그가 조국을 찾아 떠나겠다고 하자 인재를 알아본 저우언라이 당시 중국 총리가 만류했지만 그 손길을 뿌리치게 만든 그 ‘우리’의 민족주의요 나라다.
 
그는 ‘아위중’을 바탕으로 ‘술이작(術而作)’한다. 선인의 것을 서술할 뿐만 아니라 새것을 창작한다. 이 모든 과정에 기본은 ‘천일정(穿一井)’이다. 한 우물을 판다. 옥중에서 아내에게 쓴 편지를 모은 책 제목이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다. 참고자료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는 옥살이 5년 중에 그가 쓰고 메모한 양이 200자 원고지로 어림잡아 2만5000매쯤 됐다. 이처럼 우직하게 깊이 몰두하는 그의 연구 태도는 신생학문을 일으킨 원동력이 되기에 충분했다.
 
“문명교류학의 학문적 정립, 연구사업의 물질적 토대 구축, 지식의 사회적 환원 및 교류와 실크로드 지식 보급이 나의 과제입니다. 모든 힘을 쏟아부어 가칭 『문명교류 사전』을 집필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평화학을 펼 수 있다면 분단의 아픈 시대를 함께 산 우리 모두에게 자그마한 힘이라도 되지 않을까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을 때 선고장에서 재판장은 정수일 소장을 일러 “피고인은 소설 같은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 했다. 그가 팔십 평생 답사해 온 여행길은 세계 4대 여행기의 필자들이 다닌 곳을 다 합친 것보다 길다. 황소처럼 묵직하고 침착하게 앞만 내다보며 쉼 없이 걸어온 그의 인생 여행기가 완성되면 그것은 아마도 혜초와 마르코 폴로와 이븐 바투타를 뛰어넘는 ‘술이작’이 될 것이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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