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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수일의 『실크로드 사전』 - 김정남(언론인) 작성자 관리자
파일 조회수 438
정수일의 『실크로드 사전』 - 김정남(언론인)
 

정수일의 『실크로드 사전』

 
김정남 (언론인)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영문판 ‘실크로드 사전’이 출판되었다. 이 책은 정수일이 기왕에 한국어로 펴낸 ‘실크로드 사전’(2013·창비)과 ‘해상 실크로드 사전’(2014·창비)을 보완, 영역한 것으로 우선 1000페이지가 넘는 그 방대한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출판되기까지의 신산고초와 긴 여정을 생각할 때 그 감회가 새롭다. 2000년 감옥 안에서 메모 작업이 시작됐으나, 한동안 그 원고를 잃어버렸다가 되찾았으니 실로 천우신조가 있어 이 책이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발간은 정수일이 개창(開創)하고 그동안 꾸준히 연구해 온 ‘실크로드학’의 결실과 그 실체를 세계 학계에 공식적으로 내놓았다는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 정수일이 ‘실크로드학’이라는 학문의 초야(草野)를 일구어 낸 첫 야심작이라 할 수 있다. 참으로 다 함께 경하할 일이다.

독일의 리히트호펜(1833∼1905)이 중국 답사를 하고 나서 쓴 5권으로 된 ‘중국’(1877)에서 ‘실크로드’라는 말을 처음 쓴 이래 14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실크로드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교통사, 또는 지역학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수일이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 교류사를 하나의 학문 분야로 처음 정립함으로써 불모지대인 동서문명교류사(학) 연구의 새 지평을 연 것이다.

일반적으로 실크로드를 13세기 이전 중국과 로마를 잇는 유라시아 3대 교통로, 즉 북방의 초원로, 중간의 오아시스 육로, 남방의 해로 등 3대 교통로로 한정해 왔다. 그러나 정수일은 15세기 이래 진행된 교역과 내왕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실크로드의 개념을 구대륙인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신대륙인 아메리카까지 확대하고, 실크로드를 환지구적 문명 교류 통로로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이는 실크로드와 문명 교류사 연구를 한 차원 높이 끌어올린 것이다. 또한 정수일은 실크로드의 동단(東端)이 중국이라는 종래의 통념을 깨고 한반도까지의 연장설을 주장함으로써, ‘세계 밖의 한국’이 아니라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역사적 위상을 밝혀냈으니, 우리 민족사의 새로운 개안(開眼)이었다.

몇 년 전부터 경상북도가 야심적인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정수일의 이러한 이론적 밑받침이 있었기에 비로소 가능한 일이었다. 2013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열렸던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 엑스포’에서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경주와 이스탄불을 각각 실크로드의 시작점과 끝 지점으로 확인한 것도 정수일의 주장이 공인을 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정수일에 의하면 실크로드란 사막이나 풀밭, 바닷물에 묻혀 버린 죽은 길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길이며 인류 역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이어주는 길이라는 것이다. 세계는 헌팅턴 식 문명충돌론에서 문명공존론으로, 여기서 다시 문명교류론으로 가고 있다고 그는 보고 있다. 문명에서 공통분모를 찾고 교류를 통해서 인간 사이의 보편적 문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세계화요 국제화이며, 정치경제적 세계화가 아닌 보편적인 문명 교류를 통한 세계화가 세계 평화로 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정수일은 최근 문명교류론의 연장선 위에서 세계 평화를 모색하는 새로운 ‘평화학’을 구상, 천착하고 있다.

정수일은 세계 4대 여행기, 곧 신라 혜초(704∼787)의 ‘왕오천축국전’, 이탈리아 마르코 폴로(1254∼1324)의 ‘동방견문록’, 모로코 이븐 바투타(1304∼1368)의 ‘이븐 바투타 여행기’, 이탈리아 프란체스코회 수사 오드릭(1265?∼1331)의 ‘동방기행’ 중 마르코 폴로를 제외한 나머지 세 권을 한글판 역주본으로 냈고, 그들이 밟았던 길을 몸소 답사하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흔히 말하는 실크로드는 물론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에 이르는 환지구적 교류로까지 답사 여행을 했다. 그의 답사 여행은 세계 4대 여행가가 여행한 곳을 다 합친 것보다 길다. 아마도 그의 여행기가 완결된다면, 그것은 유사 이래 이 세계에서 가장 장엄한 여행 기록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정수일의 경험과 사상, 그리고 학문이 두루 압축 반영되어 있는 것이 이번에 발행된 영문판 ‘실크로드 사전’이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실크로드와 관련된 단어를 풀이하는 ‘사전’(辭典)이 아니라, 실크로드와 관련된 사항들을 문명 교류적 관점에서 해설하는 ‘사전’(事典)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의 실크로드 사전은 선인들의 학설이나 이론을 서술해 밝힐 뿐만 아니라 정수일의 창신(創新)한 주장이나 의견이 보태진 ‘술이작’(述而作)의 저술이다. 그래서 정수일 ‘편저’(編著·written&compiled)다.

나는 10년 가까이 맡고 있던 문명교류연구소 이사장직을 이번에 벗었다. 이사장으로서 그에게 큰 힘이 되어 주지 못하는 것을 늘 안타깝게 생각해 왔다. 정수일의 사상과 학문이 세계와 인류를 향해 더 크고 넓고, 높게 펴지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글쓴이 /김정남
 언론인
한국문명교류연구소 명예이사장
前 평화신문 편집국장
前 민주일보 논설위원
前 대통령비서실 교문사회수석비서관
 
국립중앙박물관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개막식 참석
정수일 소장님 신간『문명의 보고 라틴아메리카를 가다』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