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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향신문>방치된 문화유산 ‘딜쿠샤’를 아시나요? 작성자 한국타밀연구회
파일 조회수 1306
<경향신문>방치된 문화유산 ‘딜쿠샤’를 아시나요?
 
방치된 문화유산 ‘딜쿠샤’를 아시나요?

문주영 기자 mooni@kyunghyang.com

ㆍ3·1운동 세계에 알린 미국인 집
ㆍ종로구, 무단 거주민 이주 고민
 
 
쪽방촌으로 전락한 ‘이상향’ 딜쿠샤를 놓고 서울시 종로구가 고민에 빠졌다. 종로구는 3·1운동을 전 세계에 타전한 미국 언론인 앨버트 테일러가 거주했던 저택 ‘딜쿠샤’를 문화재로 등록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십년 동안 무단 점거해온 거주자들을 이주시킬 대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23일 “딜쿠샤를 보존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구 문화재위원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지난 4월 딜쿠샤를 소유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공문을 보내 문화재 등록 추진 동의를 받았다”며 “하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이주 대책이 수반돼야 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 서울 종로구가 문화재등록 추진 등을 놓고 고민에 빠진 서울 종로구 행촌동 ‘딜쿠샤’. | 서울시 제공
 
 
 
종로구 행촌동 1-99, 1-89번지에 위치한 딜쿠샤는 1898년 아버지와 함께 한국에 들어와 무역상이자 언론인으로 활동한 앨버트 테일러가 1923년부터 살았던 미국식 2층집이다.
 
 
테일러는 당시 UPI통신사의 서울특파원으로 활약하며 1919년 3·1운동을 뉴스로 타전해 전 세계에 알렸다. 테일러는 이로 인해 6개월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고 1942년 조선총독부가 미국으로 추방령을 내릴 때까지 이곳에 살았다.
 
 
딜쿠샤는 힌두어로 ‘희망의 궁전, 이상향, 행복한 마음’을 뜻하며 인도 북부의 곰티 강 인근에 있는 딜쿠샤 궁전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붉은색 벽돌로 된 건물인 딜쿠샤는 근대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곳이다.
 
건물 맞은 편에는 행주대첩에서 공을 세운 조선시대 권율 장군이 심었다고 전해지는 은행나무가 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곳을 권율 장군의 집터로 추정하고 있다.
 
 
딜쿠샤는 2006년 테일러 부부의 아들인 브루스 테일러가 방한하면서 실체가 정확히 알려졌다. 그는 서울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수여받았고 또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서울사진 17점을 서울시에 기증했다.
 
이후 문화재청이 같은해 등록문화재로 입법예고까지 했으나 저소득층이 수십년째 무단점유하고 있는 탓에 문화재 지정은 무산됐다.
 
 
앞서 이곳은 양기탁과 베델이 함께 발행한 대한매일신보의 사옥으로도 추정돼 서울시가 1990년대 중반부터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테일러 부부가 추방된 이후 딜쿠샤는 줄곧 저소득층이 무단점유해 1980년대에는 40∼50가구까지 거주했다.
 
현재는 10여 가구가 남아 화장실 1개를 공유하며 쪽방촌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현행법에는 국유지 거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종로구는 “향후 서울시와 협의해 거주민들에게 임대주택을 마련해 줄 수 있는지 확인한 후, 시에 문화재 등록 추진을 건의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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