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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람세스 2세의 스케일을 알고 싶으면...: [이집트 여행기 23] 아부심벨 신전 작성자 이상기
파일 조회수 1360
람세스 2세의 스케일을 알고 싶으면...: [이집트 여행기 23] 아부심벨 신전
 
아부심벨 가는 길

 투쉬카 대수로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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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밤에 크고 작은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네 시가 되자 이들이 어둠을 뚫고 일제히 출발한다. 길은 사막 속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그렇지만 어둠 속에서 사막 풍경을 볼 수가 없다. 우리는 모두 비몽사몽간에 두어 시간을 보낸다. 6시쯤 되자 여기저기서 도시락을 먹는 소리가 난다. 나는 그 소리에 잠을 깬다. 밖이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 나는 아직 식욕이 생기지 않는다. 밖으로는 낮은 산들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변전소 같은 것이 나타나고, 대수로 공사 현장이 나타난다. 이곳이 투쉬카(Tushka)다. 아스완 하이댐으로 인해 생겨난 낫세르호에서 물을 끌어 들여 투쉬카 호수를 만드는 대 역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투쉬카 대수로 공사 중 1차 사업은 성공해 호수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2차 사업은 진행 중에 자금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렇게 끌어들인 투쉬카 호수물은 북쪽으로 150㎞ 떨어진 바리스(Baris)까지 수로를 통해 연결될 예정이다.

 사막의 일출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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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쉬카를 지나자 바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하늘에 구름이 약긴 끼어 붉은 색이 덜하긴 하지만 검은 산 위로 솟아오르는 황금빛 태양이 장관이다. 마치 황금색을 띤 달걀 노른자가 떠오르는 것 같다. 어스름한 사막, 검은 산, 노란 태양, 대비가 정말 아름답다. "사막의 일출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시구가 절로 나온다. 우리는 5분 이상 사막의 멋진 일출을 구경한다.

일출을 보고 나서 나는 도시락을 펼친다. 샌드위치 형식의 빵, 샐러드, 달걀 2개, 과일, 물 등 갖출 걸 제대로 갖췄다. 식사량이 많지 않은 나는 빵, 샐러드, 달걀 하나, 과일을 먹는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서 그런지 빵이 잘 넘어간다. 잠시 후 나무 등 오아시스 지역이 나타나는 것 같더니 차가 아부심벨 주차장에 도착한다. 앞으로 낫세르 호도 일부 보이고, 황토흙 지대가 펼쳐진다. 차를 내리자 사람들이 모두 화장실로 달려간다. 세 시간 이상 소변을 참았기 때문이다.

파라오 중의 파라오 람세스 2세 신전

 람세스 2세 신전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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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을 보고 아랫배가 시원해진 우리는 이제 람세스 2세 신전으로 향한다. 가로수길을 따라 들어가면 표를 받는 입구가 있고, 이곳을 지나면 영상물과 사진을 볼 수 있는 방이 있다. 우리는 이곳을 나중에 들르기로 하고 바로 신전으로 향한다. 신전으로 가는 길은 신전 뒤의 작은 산을 오른쪽으로 돌게 되어 있다. 이 길 오른쪽 앞으로는 낫세르 호가 펼쳐진다. 길에는 개들이 몇 마리 느긋하게 앉아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다. 이 개들은 뭘 먹고 살까?

산을 돌아 남쪽 편으로 가자 그곳 벽에 부조가 보인다. 파라오의 업적을 묘사한 그림과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다. 이들을 지나자 왼쪽으로 거대한 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유명한 아부심벨의 람세스 2세 신전이다. 신전은 낫세르 호를 향해 동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신전 앞에서 가이드로부터 이 신전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라-하락티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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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전의 명칭은 두 가지다. 하나는 라-하락티(Ra-Harakhti) 신전이고 다른 하나는 람세스 2세(Ramses II) 신전이다. 그것은 한편으로 라-하락티 신에게 바쳐졌고, 다른 한편으로 람세스 2세를 위해 세워졌기 때문이다. 라-하락티는 매의 형상을 하고 머리에 원반 모양의 태양을 이고 있으며, 하늘과 땅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지배한다. 그래서 신전 입구 위에 라-하락티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입구의 좌우로는 4개의 람세스 2세 거상이 앉아 있다.

이 좌상의 높이는 20m나 되며, 머리에는 이중관을 썼다. 이중관은 나일강 상류의 이집트와 하류의 이집트를 통일했다는 뜻을 지닌다. 얼굴의 폭은 4m쯤 되고 입술의 크기는 1m가 넘는다. 입술에는 엄숙하면서도 인자한 미소가 서려 있다. 양손은 가지런하게 무릎 위에 올렸고, 다리 사이에는 람세스 2세의 부인, 어머니, 아들 딸 등 10명이나 되는 왕족의 형상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왼쪽에서 두 번째 석상이 유감스럽게도 깨져 머리와 몸체가 바닥에 뒹굴고 있다.

 람세스 2세 신전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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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이 38m, 높이가 31m인 전면 벽의 상단에는 22마리의 바분(Baboon) 원숭이가 새겨져 있다. 이들은 두 팔을 들어 태양신을 찬양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들은 또한 태양신을 지키는 성스러운 원숭이로, 그 크기는 2.5m나 된다. 원숭이 조각상 밑으로는 두 줄로 상형문자들이 새겨져 있는데, 이것은 신과 왕에게 바치는 헌사다. 그리고 람세스 2세의 발밑으로 기단 형태의 받침대가 있는데, 이곳에도 역시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다.

그 글은 람세스 2세가 라-하락티 신과 여신 마트(Maat)에게 헌정하는 찬사를 담고 있다. 그리고 상형문자 아래 한 군데에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포로들의 형상이 그려져 있다. 이를 통해 람세스 2세가 정복군주임을 보여주려고 했다. 이들 부조 앞 기단 받침대 위에는 또한 매의 형상을 호루스와 수호천사 조소상이 신전을 지키고 있다. 이들을 지나 우리는 신전 안으로 들어간다.    

람세스 2세 신전 안은 어떻게 생겼을까?

 오시리스 석상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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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 안으로 들어가려니 관리인이 천국의 열쇠를 들고 사진을 찍으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일부 사람들은 그것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우리는 이를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신전 내부는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입구 쪽에 가장 큰 전실(Pronaos)이 있고, 그 뒤로 중정(Vestibule)이 있으며, 가장 안쪽에 지성소(Sanctuary)가 있다. 전실은 가로 세로가 16.7×18m인 직사각형이고 그 안에 높이 10m의 오시리스 석상 8개가 두 줄로 도열해 있다. 그러므로 4개의 오시리스 석상이 마주보고 있는 형태다.

오시리스는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신으로 죽음과 부활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오시리스 석상의 모습이 람세스 2세다. 람세스 2세는 양쪽 팔을 십자형으로 포개고 있어, 죽은 후 신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람세스 2세가 죽어 오시리스의 도움을 받아 신으로 부활한다는 뜻이 된다. 석상 뒤의 벽에는 부조가 새겨져 있고,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다.

 이스탄불 고고학박물관에 있는 카데시 평화협정문
ⓒ Giovanni Dall'O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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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벽화는 파라오가 신들에게 뭔가를 바치는 모습이거나 오시리스 신의 인도를 받는 파라오의 모습이다. 그리고 벽에 새겨진 부조는 이집트와 히타이트와의 전쟁을 묘사한 카데시(Kadesh) 전투 장면이다. 이 전투는 기원전 1274년 시리아의 오론테스 강변의 카데시에서 람세스 2세의 이집트 마차부대와 무와탈리(Muwatalli) 2세의 히타이트 마차부대 사이에 벌어졌다. 양 진영 사이의 전투는 승자를 가리지 못했고, 그 후에도 이들 두 국가는 몇 차례 더 전쟁을 한다.

그리고 기원전 1259년 람세스 2세와 히타이트의 하투실리 3세(Hattusili III) 사이에 카데시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메소포타미아 지역 언어인 아카드어와 이집트 상형문자로 쓰여졌으며, 그 안에 18개 조항의 내용이 들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두 나라는 영원히 친구와 형제 관계를 유지한다. 더 이상 서로 공격하지 않는다. 하투실리 3세의 아들 투탈리아스 4세(Tuthallias IV)를 히타이트의 차기 왕으로 인정한다. 양국의 포로를 교환한다.

 람세스 2세가 마차를 타고 활을 쏘는 모습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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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곳 부조에는 람세스 2세가 마차를 타고 히타이트 군을 물리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람세스 2세가 히타이트의 장군을 찔러 죽이거나, 마차를 타고 활을 쏜다. 람세스 2세 주변에는 수많은 마차와 군인들이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싸움을 벌인다. 전체적으로 아주 자세하고 세밀하게 전투장면을 묘사했다. 실제로 람세스 2세는 리비아와 누비아 지역을 점령한 위대한 왕이었다. 이처럼 전투장면을 담은 부조 외에도 파라오가 라-하락티 신을 경배하거나 아문-라 신에게 공물을 바치는 장면도 있다.

이들 중정을 지나면 가장 안쪽에 지성소가 있다. 이곳은 작은 방으로 빛이 가장 적게 들어와 전체적으로 어두운 편이다. 그 안에 4명의 신상이 앉아 있다. 그들이 프타, 아문-라, 람세스 2세, 라-하락티이다. 그러므로 람세스 2세는 신의 반열에 앉아 있는 것이다. 이 중 프타는 어둠과 죽음의 신이어서 1년 내내 빛을 전혀 받지 못한다. 그러나 아문-라, 람세스 2세, 라-하락티는 1년에 두 번, 2월 22일과 10월 22일 아침에 약 20분 동안 햇볕을 받는다.       

람세스 2세의 부인 네페르타리를 기린 신전

 네페르타리 신전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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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스 2세 신전을 다 보고 나온 아내와 나는, 람세스 2세의 아내 네페르타리를 위한 하토르 신전으로 향한다. 여기서 하토르는 암소의 모습을 한 여신으로 파라오의 어머니를 상징한다. 이집트 역사에서 왕비를 위한 신전을 만드는 일은 아주 드문 경우로, 이곳 아부심벨에서 그것을 볼 수 있다. 신전 입구에는 높이가 10m가 넘는 여섯 개의 석상이 서 있다. 이들 중 넷은 람세스 2세의 석상이고, 둘은 네페르타리의 석상이다.

신전 출입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각각 세 개의 석상이 있는데, 람세스 2세 석상이 가운데 네페르타리를 호위하고 있는 형태다. 출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6개의 석주가 있는 중정이 있다. 6개의 석주는 3개씩 두 줄로 마주보고 있다. 이들 기둥은 사각형으로 윗부분에 하토르 여신의 얼굴이 부조되어 있다. 석주의 다른 면에는 호루스, 토트, 하토르, 이시스 등 여러 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호루스와 세트의 축복을 받는 람세스 2세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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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 뒤의 벽에는 호루스와 세트의 축복을 받는 람세스 2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이시스를 경배하기 위해 치장을 하고 요령 같은 것을 든 네페르타리 그림도 보인다. 이들 중정에서 지성소로 가려면 중간에 잠깐 전실 비슷한 게 있다. 여기서 문 안쪽을 들여다보면 그곳에 하토르 여신 형상을 한 네페르타리의 모습이 보인다. 지성소의 주변 벽에는 왕비가 사랑과 다산의 여신들로부터 보호받는 장면들이 부조되어 있다.

아부심벨에 있는 이들 람세스 2세 신전과 네페르타리 신전이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된 것은 1968년이다. 1960년 아스완 하이댐 건설이 시작되었고, 1964년 최초의 댐이 완공되면서 담수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1963년 6월 유네스코는 원래 신전이 있던 곳으로부터 64m 높은 지점으로 신전을 이전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1963년 11월에 이집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팀이 공동으로 이전과 건설작업을 시작했고, 1968년 9월 완전한 이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아부심벨 신전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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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업을 위해 이전과 건설팀은 원래의 위치에서 북서쪽으로 180m 떨어진 곳에 콘크리트와 사암으로 산을 만들었다. 그리고 신전의 내부와 외부를 7-30t 사이의 조각 1036개로 잘라 이전하고 그것을 다시 붙이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 신전의 건설이 기원전 1264년부터 1244년 사이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려 3200년의 시간 간격을 두고 또 한 번의 역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부심벨 신전 이전은 고고학과 건축 그리고 엔지니어링이 결합된 20세기의 대 역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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