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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음악과 춤에 노래가 곁들여지면 더 좋을 텐데...: [이집트 여행기 30] 행사와 공연 작성자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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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춤에 노래가 곁들여지면 더 좋을 텐데...: [이집트 여행기 30] 행사와 공연
 
매니저와 함께 돌아본 퀸 프린세스호의 주방과 조타실
 
갈라비야 파티 복장
ⓒ 이상기

 
나는 3박4일간 나일강 크루즈를 하면서 여러 가지 행사와 공연에 참가했다. 대표적인 것이 매니저 투어, 티 타임, 칵테일 파티, 누비안 민속쇼 디너, 갈라비야 파티, 아라비아 전통춤 공연이다. 이들은 모두 둘째 날과 셋째 날에 진행되었다. 첫째 날에는 새벽 3시에 일어나 아부심벨을 갔다 오고, 넷째 날은 아침에 크루즈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공연이 없었다. 이들 행사와 공연 중 내용적인 면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매니저 투어와 아라비아 전통춤 공연이었다.
 
매니저 투어는 둘째 날 11시에 로비에서 시작되었다. 매니저가 배의 이곳저곳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원하는 사람만 참여하도록 되어 있다. 나와 아내는 그것도 관광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서 로비로 내려갔다. 그런데 참가한 사람이 단 4명뿐이다. 우리 부부와 독일인 부부다. 그러자 우리를 안내하기 위해 나온 영어 매니저가 금방 독일어 매니저로 바뀐다. 그것은 내가 독일어를 좀 하기 때문이다.
 
독일인 부부는 60대로 슈투트가르트 근교의 작은 도시에 사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이집트에 오게 되었단다. 그들은 우리와 달리 7박8일 크루즈를 하고 있었다. 프로그램도 하루에 하나씩 밖에 없다. 우리와 똑 같은 문화유산을 보는데, 내려가면서 절반 올라가면서 절반을 보는 식이다. 그러므로 우리보다 훨씬 더 여유가 있다. 그들은 우리 식의 답사여행을 하는 게 아니고, 휴양형 여행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채소 조각품 옆의 총주방장
ⓒ 이상기

 
매니저는 우리를 지하 주방으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요리사들은 점심 준비에 바쁘다. 입구에는 호박, 수박, 당근, 무로 만든 조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사람 얼굴, 꽃바구니, 수박꽃 등을 만들어 놓았다. 그 옆에는 총주방장이 서서 우리를 환영한다. 거구에 표정도 근엄한 아라비아풍의 이집트인이다. 매니저는 우리를 베이커리부로 데려가 빵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는 반죽을 하고 일부는 오븐에서 빵을 굽고 있다.
 
다음 간 곳은 야채를 씻어 스프를 만드는 부서다. 중동이나 이집트 사람들은 야채를 이용해 스프를 만드는데, 재료나 맛이 우리와 비슷한 요소가 있다. 그리고 그들이 사용하는 물이 수돗물이 아닌 광천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설거지도 깨끗이 하고 그릇 건조도 위생적으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곳 주방은 지하에 있어 창문을 통해 강의 수면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주방은 크루즈의 음식을 책임지는 곳으로, 관광객의 미각을 돋우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조타실 앞으로 보이는 나일강
ⓒ 이상기

     
이들을 보고 나서 매니저는 우리를 조타실로 안내한다. 조타실은 3층에 있다. 선 데크에서는 사방의 경치를 잘 볼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정면의 경치를 가장 잘 볼 수 있다. 선수에는 이집트 국기가 걸려 있다. 이집트 국기는 빨간색, 흰색, 검은색의 삼색기다. 그리고 가운데 흰색 안에 살라딘의 독수리가 있다. 이 독수리는 살라딘에 의해 건설된 카이로 성(Cairo Citadel)의 서쪽 벽에 조각되어 있던 것이라고 한다.
 
살라딘(Saladin: 1137-1193)은 아유비드 왕조를 연 군주로, 현재 이집트와 시리아 등 중동 지역의 대부분을 다스렸다. 그는 1174년 카이로에서 왕으로 등극했으며, 1182년 시리아 지역 대부분을 정복했다. 1187년에는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유럽에서 파견된 십자군과 싸워 그들을 크게 무찔렀다. 그래서 살라딘은 서방세계에 이슬람권 최고의 군주이자 전술가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것저것 행사는 많지만 생각보다 썰렁한...
 
누비안 민속쇼 디너
ⓒ 이상기

 
둘째 날 행해진 또 다른 행사로는 티 타임과 칵테일파티가 있다. 티 타임는 오후 4시 선 데크에서 이루어졌다. 이것은 특별한 행사라기보다는 한가한 오후 시간 갑판에서 차를 마시며 주변의 풍광을 구경하라는 뜻으로 기획되었다. 또 사람이 공짜로 차를 한 잔 마시면, 돈을 주고 마시는 것보다 뭔가 더 대우를 받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나일강 주변의 풍경이 지루하지 않아서 좋기는 하지만, 티 타임에 특별한 무엇을 찾기는 어려웠다.
 
칵테일 파티는 저녁을 먹기 전인 오후 7시, 에피타이저 개념으로 칵테일을 주는 파티다. 이것을 마시고 7시 30분쯤 저녁이 준비된 식당으로 내려간다. 이날의 저녁은 누비안 민속쇼 디너다. 종업원들이 누비아 복장을 하고 우리를 맞으며, 베르디의 [아이다]에 나오는 음악이 울려 퍼진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서 우리가 정말 [아이다]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실제 공연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집트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한 바탕 어울리는 춤판
ⓒ 이상기

 
저녁을 먹고는 그들과 어울려 한 바탕 춤을 추고 논다. 티 타임과 칵테일 파티가 썰렁했다면, 민속쇼 디너는 시끌벅적하고 사람 냄새가 난다. 또 티 타임이나 칵테일 파티는 일부 관광객만 참여했지만, 민속쇼 디너는 모든 관광객이 참여해 더 성황을 이룬 것 같다. 노는 데는 동서양이 따로 없고, 피부색이 따로 없고, 노소가 따로 없다. 다들 즐거운 표정이다.
 
저녁 9시에는 4층 바에서 갈라비야 파티가 있었다. 이집트 전통 복장을 하고 노는 일종의 댄스 파티인데, 이것 역시 참여하는 사람이 많질 않다. 무슬림 어린이들이 비교적 많이 참여해 분위기를 돋우려 하지만 어른들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전통복장을 한 아내와 최원희 선생이 나가보지만 애들과 함께 몇 바퀴 춤을 추다간 제풀에 겨워 들어온다. 사실 춤 문화는 서양의 것이어서 아무래도 동양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벨리 댄스에 나타난 선정성
 
벨리 댄서와 탄누라 댄서
ⓒ 이상기

 
둘째 날에 이렇게 많은 행사와 공연이 있었다면, 셋째 날에는 저녁 9시 30분에 아라비아 전통춤 공연 하나만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보다 화려하고 볼만했다. 그리고 예술성까지 있어서 나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주었다. 공연은 4층 바에서 진행되었다. 입구에서 나는 춤꾼 둘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사람은 벨리(Belly) 댄스를 추는 여자였고, 다른 사람은 탄누라(Tanoura) 댄스를 추는 남자였다.
 
둘은 복장부터 상당히 달랐다. 여자는 자주색 계열의 옷을 입고 몸의 상당 부분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에 비해 남자는 하얀 바탕에 어깨와 배 부분을 녹색, 빨간색, 노랑색으로 치장한 아라비아 전통복장을 하고 있었다. 수도사 같은 느낌이다. 여자춤꾼이 내게 선정적인 포즈를 취해준 반면, 남자 춤꾼은 점잖은 포즈를 취하며 나에게 옅은 미소를 던진다.
 
3인조 악단
ⓒ 이상기

 
바 안으로 들어간 나는 공연장 바로 앞 촬영하기 좋은 자리에 앉는다. 이번에는 스틸 사진이 아닌 동영상을 촬영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 소리와 움직임이 주가 되는 공연이나 퍼포먼스는 비디오를 통해서만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다행히 사람이 아주 많질 않고 또 악단도 3명에 불과해 혼자서도 쉽게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다. 악기는 전자 키보드 하나, 타악기 둘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악단이 연주를 하는 가운데 벨리댄스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몸풀기 겸 맛보기로 2분 정도 춤을 춘다. 현란한 몸놀림, 선정적인 움직임, 여유 있는 표정 등이 우릴 사로잡는다. 그리고는 바를 한 바퀴 돌며 관광객 앞에서 벨리 댄스를 춘다. 다음에는 관광객을 무대로 불러들여 함께 춤을 춘다. 그런데 잠시 후 그들을 모두 자리로 돌려보낸다. 춤이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 벨리 댄스 나일 크루즈에서 아라비아 민속춤인 벨리 댄스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 이상기

 
마지막으로 5분 동안 혼자 멋지게 벨리 댄스를 춘다. 허리를 흔들 흔들, 가슴을 실룩 실룩, 온몸을 요동치듯 움직이기도 한다. 여전히 표정은 즐겁고 여유 있다. 전체적으로 무희의 몸은 풍만한 편인데, 몸놀림은 아주 날렵하다. 츠르륵 탁 츠르륵 탁 티카타 티카타 티카타 탁 등 여러 가지 박자에 맞춰 춤을 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온몸을 돌리며 춤을 끝맺는다. 아주 훌륭한 춤이다. 예술성도 있다. 벨리 댄스는 원래 민속춤이었는데, 이제는 공연용 춤으로 변형된 것 같다. 
 
탄누라 댄스에 나타난 예술성
 
다음에는 남자가 나와 탄누라 댄스를 추기 시작한다. 탄누라 댄스는 댄서가 계속해서 몸을 돌리며 연희를 하고, 우리는 그것을 보면서 무아지경에 빠지는 특이한 춤이다. 댄서는 둥근 원판 다섯 개를 이용해 춤에 변형을 주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킨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원판이 없어지고 옷에 LED 조명이 들어오면서 주변이 어두워진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경건하고 신성해진다. 도대체 몇 바퀴나 도는 걸까?
 
▲ 탄누라 댄스 나일 크루즈에서 수피 댄스의 일종인 탄누라 댄스를 추고 있다.
ⓒ 이상기

 
그리고는 치마를 하나 올려 대칭을 만들더니, 어느 순간 치마를 머리 위로 올린다. 이 과정이 치마를 하나 벗는 개념처럼 보인다. 치마를 어린애처럼 안더니 머리를 감싸고 있던 터번을 벗어 치마를 감싼다. 마치 애를 보자기에 감싸 돌리는 것 같다. 그러면서 서서히 춤을 마감해 간다. 이렇게 몸을 돌리며 8분 가까이 탄누라 댄스를 춘다.
 
다음에는 관객석을 한 바퀴 돌며 탄누라 댄스를 춘다. 이때는 치마를 한 손으로 돌리며 돌아다닌다. 예술성은 무대에서 하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관객들은 더 실감나는 표정이다. 그러나 비디오 촬영하기는 훨씬 어렵다. 거리도 멀어지고 장애물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관객 중 어린애를 만나면 그의 눈높이에 맞게 몸을 낮춰 치마를 돌리기도 한다. 정말 열심히 춤을 춘다.
 
마지막에는 치마를 완벽하게 원형으로 만들어 빠르게 돌리고는 춤을 끝맺는다. 도합 14분 정도 계속 몸을 돌리며 춤을 추었는데도 그는 전혀 어지럽지 않은 모양이다. 대단한 평형감각이다. 벨리 댄스와 탄누라 댄스를 보면서 나는 이들 춤에 노래가 들어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전통적으로 음악과 노래 그리고 춤이 어우러질 때, 관객은 더 즐거움을 느끼고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벨리 댄스와 탄누라 댄스에 더해지는 노래, 불가능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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