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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14화] 새로운 양식의 창조 2 작성자 김성훈
파일 조회수 648
[제14화] 새로운 양식의 창조 2
 
까르나타카주 - 마이소르 - 호이살라왕조의 힌두건축과 미술; 새로운 양식의 창조
 
아침 일찍 아저씨기사께서 반가운 얼굴로 모닝 써! 하며 인사한다. 우리는 곧바로 핫산을 향하여 북진하였다. 벵갈루르와 인도서쪽 연안의 대도시 망갈로르를 연결하는 간선도로 가운데 핫산이라는 소규모 도시가 있는데 핫산 북쪽 약 38km 지점에 벨루르가 있고 이 도시 외곽에 첸나케샤바사원 Chennakeshava이 위치한다.

 

벨루르는 호이살라 왕조의 수도로 이곳 쳇나케샤바 사원은 비슈누발다나왕(1108-1152)과 나라심하 1세(1152-1173)그리고 바랄라 2세(1173-1220)가 개착과 보수를 거듭한 호이살라 왕조의 사원으로 높은 격조를 지니고 있다. 세 왕의 100년 치세기간은 안정된 왕권을 바탕으로 호이살라 왕조의 경제와 문화역량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이다.
 
사원부지는 약 60mx50m로 비교적 넓으며 사방경계에 높은 담장을 세우고 동쪽에 남방형식의 고프람을 설치하여 수문역할을 하고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담장을 따라 좌우 회랑이 길게 이어지고 사원 마당에 철제 당간지주와 석제기둥이 보인다. 중앙에 소형 석탑과 높은 계단위에 본전인 케샤바사원이 있고 좌측에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첸니가라야 사원과 후면에 몇 개소의 공회당 그리고 우측 전면코너에 몸을 정화하는 연못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의 사원은 현재 상부에 존재하지 않지만 높은 기단위에 설치된 검은색 석조사원으로 후면으로 전개되며 커지는 웅장한 외모가 호아살라 왕실사원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입구를 향하여 주실(만다파)이 있고 후면 양측의 성실(비마나)이 주실을 공유하며 독립되어 있다. 비마나 상부 두개의 탑은 솜나르뿌르의 케샤바사원과 같은 북방 형식 탑으로 사원의 규모로 보아 상당한 높이와 규모를 지녔으리라 생각된다. 아마 14세기경 이슬람인들의 침공시에 파괴되었으리라 생각되며 이 훌륭한 사원의 얼굴이 없어진 듯 아쉬움이 남는다.
 
아담한 몇 개의 탑을 따라 계단에 오랄서면 정면 벽감에 라마야나의 장면 등 각종 신상이 빼곡히 조각되었는데 중앙상부에 두 마리 코끼리의 수호를 받는 신의 모티프는 그 섬세함과 역동성에 놀라게 된다. 특히 기둥 주두부분의 차양아래 조각된 춤추는 미녀상과 각종 길상문은 석조조각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춤추는 미녀상은 건물외곽 기둥마다 장식되었는데, 전체 42개소로 탄력과 생명력이 충만한 자태를 보는 이를 감탄케 하며 이 사원의 배미로 꼽히고 있다. 주두에 조각된 여신상은 까르나타카주의 북부 6세기 작인 바다미 힌두석굴에도 보이는데 데칸고원 남단의 오래된 지역양식이 이곳에서 정점에 달하는 느낌이다.
 
 
계단의 마카라 등 장식성도 뛰어나고 곳곳에 신수와 미녀를 모티프로 조각한 석상들도 아름답다. 또한 벽감에 나가 즉 뱀과 나신을 소재로 조각하는 등 신상이 몇 구 보이는데, 아름다운 여신의 몸을 휘감은 뱀의 모티프는 현대인의 평범한 감상을 초월하고 있다. 뱀과 여인은 아담과 이브의 신화에 등장하며 뱀이 죄악과 남성성의 상징이라면 이곳의 조각은 신의 은총을 받는 순간을 탄트리즘으로 표현했는데 여인의 탄력있는 몸과 얼굴표정이 말해주고 있다.
 
      
 
만다파 내부는 천주당을 연상케 하는 규모로 호일라사 스타일의 원통형 기둥의 조각과 형식이 구역마다 다르게 배치하였다.
 
 성소에는 비슈뉴가 봉인되고 나이든 힌두사제가 수많은 신도 앞에서 집전하는 장면이 보인다. 그들은 매우 진지하며 사제들의 근엄한 얼굴과 날카로운 눈초리는 신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집전에 참여한 신도 역시 사제의 몸짓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 경건하고 아름답다. 힌두 사제는 비슈누 석상에 우유로 보이는 액체를 머리위에 쏟고 염송하며 때론 손짓으로 무드라를 행하고 있다. 연극의 원초적인 모습이다. 한동안 절제된 그들의 집전모습을 지켜보며 신과  신도를 이어주는 사제가 지구상에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 생각해 본다. 관료냄새를 풍기는 타밀지역의 힌두사제와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사원내부 곳곳에 가마와 나가 형식의 대좌, 산개 등이 눈에 띠는데 밖에 세워 둔 마차위에 신을 모시고 거리를 행진하기 위하여 준비된 것들로 천년동안 대를 이어가며 살아있는(?) 신을 모시고 행상하는 그들이 지독하게 위대해 보인다. 어두운 사원 내부에 격자창 사이로 자연광이 투시되며 금속성 악기가 낮게 연주되고 있다. 장엄한 모습니다.
 
케샤나사원 좌측에 있는 카페 첸니가라야 사원은 규모가 작고 외형이 심플하나 탄자부르를 거점으로 세력을 떨친 촐라왕조와 전쟁에서 이긴후 전승기념으로 1117년에 건립하였다는 명문이 있다. 이 사원은 솜나르뿌르의 케이샤사원보다 150년 정도 빠르며 호이살라 사원양식의 원조로 보인다. 별모양의 평면에 높은 기단이 설치되고 외벽은 노출 기둥형식으로 상부의 탑은 보이지 않는다. 기둥은 전형적인 호일라사 양식이며 석벽은 조각하지 않고 채광을 위한 구멍만 뚫려있다.
 
내부 성소에 비슈누의 화신인 피리 부는 크리슈나가 이마에 붉은 표직을 하고 흰색 사지를  둘렀다.
 
 
 어둠에 차츰 익숙해지며 나와 마주한 신상은 친밀하면서 기괴한 어떤 알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천정에는 정사각형을 두 개 엇갈려 겹친 형태의 별 문양을 조각하였는데, 건물기단이나 소조평면에도 자주 젹용되는 호일라사양식의 원형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어보인다.
 
 
유대교의 별은 삼각형의 조합인 반면 이곳의 별은 사각형의 조합이다. 유대교의 별은 천지와 남녀 즉 음양의 수직적합일로 완성이라는 의미가 있는 반면 정사각형을 엇갈리게 조합시켜 꼭지가 8개인 이곳의 별은 구조적으로 더욱 안정감이 강조되었다. 이 문양의 종교, 사상적 배경이 궁금하다. 고대 힌두사원의 도상연구는 매우 흥미로운 분야일 것이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서둘러 할레비드로 향했다. 할레비드는 마을이름이 원래 도라사무드였는데, 1311년 델리의 술탄인 알라웃 딘 칼치가 침입해 죽음의 도시로 만들어 지금의 할레비드 즉 '혜허의 마을'이라고 불리고 있다. 핫산 북쪽 31km에 있는 할레비드는 현재 작은 농촌마을 이지만 12~13세기는 호이살아 왕조의 수도로 번창했던 곳이다.
 
이곳의 호이살레스와라사원Hoysaleswara Temple은 시바를 모신 사원으로 비슈누바르다나왕이 다스리던 1121년에 왕과 왕비를 위하여 그들의 전용사원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완성하는데 105년이 걸린 이 사원은 동일한 형태의 사원 2개가 마주하는 형식으로 각각 만다파(전실), 비마나(성실) 그리고 좌측에 난디전이 있는 시바를 위한 사원이다.
 

 
검표소를 지나자 넓은 초원을 배경으로 검은 색조의 아담한 석조사원이 눈에 띠는데 사원은 안정감이 있어 보이며 그림처럼 아름답다. 관광객은 드물고 사원은 정적 속에 비어있는 모습이다. 푸른 하늘과 야자수가 전부인 듯 우리는 긴장을 풀고 천천히 사원을 향하였다.
 

 

만다파 계단에 오르면 문 좌우에 등신의 수문신이 조각되었는데 호이살라 양식의 약사와 약시로 보인다.
이들은 기원전부터 인도인의 사랑을 받는 정령으로 고대부터 불교조각에 등장하며 후대에 자이나교에서는 수문신으로 고착되었다. 실내는 호일라사식 거대기둥과 넓은 회랑이 보이고 성소에는 윤이 나는 검은색 링가를 모셨다. 인도인은 검은색을 시바의 상징색으로 여기며 링가나 난디의 석상에 즐겨 사용한다.
 
 
 
사원외벽은 호이살라의 다른 사원과 마찬가지로 벽면을 부조로 가득 채웠는데, 대부분 『마하바라타』,『라마야나』에 나오는 여러 장면이나 카일라사산을 뒤흔드는 라바니상 등이 조각되어 있다. 눈길을 끄는 전차를 타고 활시위를 당기며 전투하는 모습이나 코끼리가 동원된 장면은 마치 활동사진을 보는 듯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묘사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생생하다.
 
 
 
 전쟁잔염 가운데 특이한 윤회도가 부조되었는데 다섯 개의 동심원을 각종동물과 신물들이 끊임없이 반복하여 돌고 있는 장면으로 생사를 초월해야 하는 군인으로서의 본분을 다할 것을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다.
 
 
난디사당을 둘러보고 사원 좌측에 마련된 노천박물관에 가보았다. 자이나상을 비롯하여 근교에서 수집된 각종 힌두석상이 빼곡히 나열되어 횡재한 듯 보는 이의 증거움이 크다. 이정도 석상편이면 우리나라에선 보물급인데도 인도에선 너무나 흔하여 관심 두는 사람이 없다.
 
 
[제13화] 새로운 양식의 창조
[제15화] 세계최대의 고마테스와라상과 유적들